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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마티스 작품에 ‘후더베어’가 뛰어든 이유는?

후더베어 드로잉을 하는 사이먼 후지와라 
 

황금빛 심장을 가진 곰, ‘후’가 미술관에 뛰어 들어왔다. 미키마우스를 닮았고, 곰돌이 푸도 연상시키는 장난기 넘치는 후는 일본계 영국 미술작가 사이먼 후지와라의 분신 같은 캐릭터. 2021년 밀라노 프라다재단 전시에서 탄생해 로테르담, 베를린, 도쿄 등을 거쳐 서울에 상륙했다.
 

케임브리지대 건축과와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예술대를 졸업하고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2010년 아트바젤 발루아즈상을 받은 차세대 예술가다. 개막일에 방한한 작가는 “2020년대 19로 집에 갇혀 지내면서 시작한 작업이다. 혼란하고 어두운 고립의 시기가 작가인 저에겐 평화로운 시기였다. 자본주의와 브랜딩으로 넘쳐나는 시대를 모순덩어리 캐릭터로 대응하고자 했다. 일종의 세계관이자 테마파크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앙리 마티스를 재해석한 ‘Who’s Big Identity Deep Dive ‘ 
 

2층에서는 데미안 허스트가 수조에 박제한 상어, 바스키아의 그래피티가 변주되고 뒤샹의 변기 위의 후도 만난다. 인종, 젠더, 성, 계급 등이 적힌 앤디 워홀의 토마토수프에 뛰어드는 후도 있다. 작가는 “워홀은 미술작가가 어떻게 브랜드가 될지 보여준 영웅이었다. 후더베어는 워홀의 손자다”라고 말했다.
 

앤디 워홀을 재해석한 ‘Who’s Identity Soup?‘ 
 

모네의 대작 ‘수련’ 3점이 걸린 방까지 만들었다. 연못에 후가 보이지 않는 이유를 묻자 작가는 “아마 물에 들어갔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미지로 포위된 납작해진 시대에 살고 일다. 그런 의미에서 경험 안에 관람객을 끌어들이려 했던 최초의 가상현실 작가였던 모네를 기리고 싶었다”라고 했다.
 

2층에 모네 ‘수련’을 재해석한 작품이 걸려있다. 
 

미술사의 걸작들이 거침없이 등장하지만 희화화를 위한 ‘패러디’가 아닌 ‘패스티쉬’와 ‘콜라주’ 작업이라 작가는 선을 그었다. 후지와라는 “작가로서 불안이 반영됐다. 예술의 미래는 어디로 갈까. 돈과 놀이와 셀러브리티, 패션이 합쳐진 어떤 것이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